미국 납세자가 알아야 할 FBAR와 FATCA
미국 시민권자, 영주권자 또는 세법상 미국 거주자로서 한국에 은행계좌, 정기예금, 증권계좌 또는 보험상품을 보유하고 있다면 세금 신고 외에 별도의 해외 금융자산 신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의무는 현재 어디에 살고 있는지가 아니라 미국 세법상 신분에 따라 정해지므로,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도 해당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오셨거나, 미국에 체류하면서 체류일수 기준(Substantial Presence Test)에 따라 세법상 거주자가 되신 분, 또는 한국 금융계좌를 계속 유지하고 계신 분들은 FBAR와 FATCA를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두 제도는 모두 해외 금융계좌와 금융자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이지만, 신고 대상과 기준, 제출 방법이 다릅니다. 한쪽만 신고하면 다른 쪽의 의무까지 충족했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1. FBAR란 무엇인가요?
FBAR는 Foreign Bank Account Report라고 흔히 부르며, 정식 명칭은 Report of Foreign Bank and Financial Accounts(FinCEN Form 114)입니다.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 제출하는 해외 금융계좌 신고입니다.
미국 시민권자, 세법상 미국 거주자, 그리고 미국 내 법인·파트너십·LLC·신탁·유산(estate) 등 미국인(U.S. person)이 해외 금융계좌에 대해 금융상 이해관계(financial interest) 또는 서명권한(signature authority) 등을 가지고 있고, 해당 계좌들의 각 연중 최고 잔액을 합산한 금액이 $10,000을 초과하면 일반적으로 FBAR 신고 의무가 발생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계좌 하나의 잔액이 아니라 신고 대상 해외 금융계좌 전체를 합산해 판단합니다. 둘째, 특정한 날의 전체 잔액이 아니라 각 계좌의 연중 최고 잔액을 따로 구해 더한 금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각 계좌의 최고 잔액이 서로 다른 날에 발생했더라도 모두 합산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한국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금액은 각 계좌의 연중 최고 잔액)
한국 은행 입출금 계좌: $4,000
한국 정기예금: $4,500
한국 증권계좌: $3,000
각 계좌의 연중 최고 잔액을 더하면 $11,500으로 $10,000을 초과하므로 일반적으로 FBAR 신고 대상이 됩니다. 각 계좌가 개별적으로 $10,000 이하라고 해서, 또는 연중 어느 하루의 전체 잔액이 $10,000 이하였다고 해서 신고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계좌에서 이자나 배당소득이 발생했는지 여부와 FBAR 신고 의무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소득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계좌라도 잔액 기준 등 요건을 충족하면 신고해야 할 수 있습니다.
2. FBAR는 언제, 어디에 제출하나요?
FBAR는 일반적인 연방소득세 신고서인 Form 1040에 첨부하는 서류가 아닙니다.
FinCEN의 BSA E-Filing System을 통해 별도로 전자 제출해야 합니다.
일반 신고 기한: 다음 해 4월 15일
자동 연장 기한: 다음 해 10월 15일
자동 연장을 위해 별도의 연장 신청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2026년 중 해외 금융계좌 신고 의무가 발생했다면 일반 기한은 2027년 4월 15일이며, 자동 연장 기한은 2027년 10월 15일입니다.
개인은 FinCEN 전자신고 시스템에서 개인 신고 절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세무대리인이 고객을 대신해 제출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등록 요건이 적용됩니다.
3. FATCA란 무엇인가요?
FATCA는 Foreign Account Tax Compliance Act의 약자로, 해외 금융계좌와 금융자산에 관한 미국의 세금 정보 보고 체계입니다.
FATCA는 금융기관의 해외계좌 정보 보고와 미국 납세자의 해외 금융자산 신고를 포함하는 보다 넓은 제도입니다. 개인 납세자 입장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Form 8938, Statement of Specified Foreign Financial Assets입니다.
Form 8938은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해외 금융자산을 IRS에 신고하기 위해 연방소득세 신고서에 첨부하는 양식입니다.
Form 8938의 신고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말 기준과 연중 최고 기준 중 하나라도 초과하면 신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거주지 | 신고 유형 | 연말 해외 금융자산 합계 | 연중 어느 때라도 합계 |
|---|---|---|---|
| 미국 거주 | 미혼 / 부부 별도 신고 | $50,000 초과 | $75,000 초과 |
| 미국 거주 | 부부 공동 신고 | $100,000 초과 | $150,000 초과 |
| 해외 거주 | 미혼 / 부부 별도 신고 | $200,000 초과 | $300,000 초과 |
| 해외 거주 | 부부 공동 신고 | $400,000 초과 | $600,000 초과 |
해외 거주 기준은 IRS가 정한 해외 거주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적용됩니다. 또한 Form 8938은 일반적으로 해당 연도에 미국 연방소득세 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납세자에게 적용되므로, 신고 의무는 자산 규모뿐 아니라 납세자의 상황과 예외 규정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4. FBAR와 FATCA는 무엇이 다른가요?
두 제도는 해외 금융자산 정보를 신고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 구분 | FBAR (FinCEN Form 114) | FATCA (Form 8938) |
|---|---|---|
| 신고 기준 | 해외 금융계좌별 연중 최고 잔액의 합계가 $10,000 초과 | 거주지·신고 유형별 기준 금액 초과 (위 표 참고) |
| 신고 기관 | FinCEN | IRS |
| 제출 방법 | BSA E-Filing System을 통한 별도 전자신고 | 연방소득세 신고서에 첨부 |
| 신고 기한 | 4월 15일 (10월 15일까지 자동 연장) | 소득세 신고서 기한 (연장 포함) |
| 신고 대상 | 해외 금융계좌 | 해외 금융계좌 및 기타 해외 금융자산 |
| 서명권한만 있는 계좌 | 신고 대상 (일부 예외 있음) | 다른 이해관계가 없으면 신고 대상 아님 |
| 직접 소유한 해외 부동산 | 신고 대상 아님 | 신고 대상 아님 |
5. 한국에 있는 어떤 자산을 확인해야 하나요?
한국에 금융자산이 있는 미국 납세자라면 다음 항목부터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 은행의 입출금 계좌와 정기예금
한국 증권사의 주식 및 금융계좌
해외 금융기관에서 보유하는 펀드 등 금융자산
현금 가치가 있는 특정 해외 보험계약
해외 법인 지분 등 Form 8938에서 정한 기타 금융자산
다만 모든 해외 자산이 두 신고서에 똑같이 포함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해외 금융기관에 보유한 금융자산과 직접 소유한 부동산은 취급이 다를 수 있으며, 일부 자산은 별도의 신고 양식이나 예외 규정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한국 펀드는 미국 세법상 PFIC(Passive Foreign Investment Company)에 해당해 Form 8621 신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 은행계좌에 예금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예금 원금 전체가 미국에서 과세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금에서 발생한 이자, 증권계좌의 배당 및 매매손익 등은 별도의 미국 소득세 신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즉, 해외 금융자산 신고와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의 세금 신고는 서로 다른 의무입니다.
6. FBAR나 FATCA를 누락하면 어떻게 되나요?
해외 금융계좌 신고를 누락하거나 잘못 신고하면 상황에 따라 상당한 민사상 벌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의성 여부와 위반의 성격에 따라 제재 수준이 달라지며, 일부 사안에서는 형사상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Form 8938을 제출하지 않으면 $10,000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IRS 통지 후에도 계속 제출하지 않으면 30일마다 $10,000씩 추가되어 최대 $60,000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FBAR 미신고 벌금은 매년 물가에 연동해 조정되며, 고의적 위반의 경우 계좌 잔액의 상당 부분에 해당하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위법인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신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신고 내용이 부정확한 경우입니다.
과거에 신고하지 않은 계좌를 발견했다면 무조건 같은 방식으로 뒤늦게 신고하기보다, 누락 연도와 사유, 관련 소득 신고 여부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관계에 따라 적용 가능한 IRS의 자진신고 절차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7. 실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해외 금융계좌 신고를 준비할 때는 다음 자료를 미리 모아 두면 도움이 됩니다.
한국 및 기타 해외 금융기관의 계좌 목록
각 계좌의 연중 최고 잔액과 연말 잔액
금융기관명, 계좌번호 및 계좌 소유자 정보
서명권한만 보유한 계좌가 있는지 여부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배당 등 소득 자료
해당 연도의 세금 신고 유형과 미국 거주 여부
FBAR는 계좌별 연중 최고 잔액을 기준으로 신고 금액을 산정해야 하므로 연말 잔액만 확인해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외화로 표시된 계좌는 미국 달러로 환산해야 하며, 해당 신고 지침에 따른 환율과 평가 방법을 적용해야 합니다.
Form 8938은 계좌뿐 아니라 해당 양식에서 정한 기타 해외 금융자산도 검토해야 하므로, FBAR 자료만으로 신고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마무리
한국에 금융계좌를 보유한 미국 시민권자나 세법상 미국 거주자라면 FBAR와 FATCA 신고 의무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한번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FBAR는 해외 금융계좌별 연중 최고 잔액을 합산한 금액이 $10,000을 초과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신고 의무가 발생합니다.
FATCA의 Form 8938은 납세자의 상황에 따라 정해진 해외 금융자산 신고 기준을 적용합니다.
두 신고는 제출 기관과 방법이 다르며, 한 신고가 다른 신고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해외 금융자산 신고와 해당 자산에서 발생한 소득의 세금 신고는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해외 금융계좌 신고 의무는 시민권, 세법상 거주자 여부, 계좌 소유 형태 및 자산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고 대상인지 확실하지 않다면 계좌 목록과 잔액을 정리한 뒤 전문가와 함께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